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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designer. Image and story maker. Mainly designing books, posters. Art directing for exhibitions. Based in Seoul, Korea.
planthunter
garden
vezzuni
2023
디자인의 이름으로 불려 온 일들이 있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의견을 시안에 반영하는 일, 작업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다수의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는 일, 하루종일 회의만 하고 퇴근할 시간이 되어서야 디자인 프로그램을 켜면서 자신의 하루 중 무엇이 문제였는지 고민하는 일. 일을 위한 일들의 행진이 이어지는 와중에, 사무실이나 감리 현장 한가운데에 서 있는 디자이너들의 마음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이너로서 이 일을 잘하고 싶다.’
《디자인의 이름으로》는 누군가의 근무 시간을 관통해 디자인이라는 이름들이 가진 간극을 포착하고 기록한다. 디자인의 이름으로 행해진 업무에는 무엇이 있고, 디자이너는 회사라는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요구받았으며, 자신의 일의 범위는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는가.
디자이너의 노고에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면, 어쩌면 그것은 나쁘지 않은 노동의 조건을 갖추는 것에 있는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디자인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일을 한다. 이들은 근무 환경을 정비하고, 수시로 일의 진행 상황을 살피며, 보이지 않는 전쟁에서 지거나 이기고, 길을 헤매는 후배에 대한 책임감을 품고 있다.
노동의 어떤 측면에 가까워지기 위해 전시는 익명의 디자이너 16명이 인터뷰로 들려준 경험과 시야를 인용한다. 업무의 종류와 조직 내 포지션, 회사의 시스템 등을 주제로 질문을 던졌을 때 돌아온 그들의 답변은, 암묵적으로 통용되어 온 세계를 구체적으로 증언하기 때문이다. ‘업무’의 파편들은 디자이너가 인식하는 세계를 부분적으로 밝혀주는 단서이지만, 일상이라는 두터운 지층을 걷어내지 않으면 의식하기 어려운 단조로운 루틴이다. 《디자인의 이름으로》는 각자의 자리와 일의 조건을 묻는다. 이유를 묻지 않고 매일 하는 일의 모습으로.
디자인의 이름으로 – 이름을 가진 장면들은 ‘디자이너의 보이지 않는 노동’을 주제로 큐레이션 된 이미지들이다. 은유적 이미지로서 사실적이지 않지만, 디자인의 이름으로 필터로 적용했을 때 누군가의 심상을 스친다.
디자인의 이름으로
In the Name of Design
기간. 2023.11.30. – 12.21.
시간. 11:00 – 19:00
장소. wrm space
☉ 인터뷰이: A, B, C, D, E, F, G, H, I, J, K, L, M, N, O, P 익명의 디자이너 16인
☉ 기획 및 인터뷰: whatreallymatters
☉ 전시 디자인: 레벨나인
☉ 이미지 큐레이션: 송민호
〈Overture〉
〈오늘도 내일도 보세요〉
〈회의 시간〉
〈무언가를 뽁뽁이로 포장해야 하는 사람〉
〈퇴사를 앞둔 사람〉
〈슬픔을 잘 아는 사람〉
〈꿈〉
〈앱등이〉
〈클라이언트를 공격하는 디자이너 혹은 클라이언트와 이야기하는 디자이너〉
〈데자뷰, 느껴본 적 있어?〉
〈K100과 C100 M100 Y100 K100〉
〈감리 시간〉
〈까마귀의 깃털 이야기〉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기〉
〈청기 내려 백기 올려 청기 내리지 말고 백기 내려 백기 내리지 말고 청기 내리지 말고 백기 올리지 말고 청기 내려〉
〈accident — 완전히 사라지는 방법〉
〈Le grand sommeil〉
〈용지를 찾아서〉
〈보아뱀을 삼킨 디자이너〉
〈나는 조적 건물을 보면 울고 싶어진다〉
〈조각 모음〉
〈감사합니다, 오카다 요시오 씨.〉
〈디자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발〉
〈따뜻하고 슬픈 별〉
〈선택받지 못한 ○○〉
〈쉬고 있거나 일하는 손〉
〈비워야 하는 것〉
〈Sisyphus〉